시놉시스
도시 곳곳에 뿌리내린 공포의 실체를 찾아 나서다
<홈타운>은 1999년 사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강력 범죄를 담당한 최형인의 회고로 시작된다.
1997년 국가부도사태 이후 활기를 잃은 작은 도시.
뉴 밀레니엄, Y2K 따위의 신조어를 되뇌며 종말을 운운하던 사람들.
유난히 길던 장마철의 무겁고 습한 공기.
최형인은 1999년을 그렇게 기억했다.
연이은 살해 및 실종 사건을 추적하던 형인은 사라진 소녀 재영이
사주 화학 가스 테러범 조경호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테러 당시 아내를 잃은 최형인의 트라우마가 수면 위로 떠오름과 동시에,
수상쩍은 입시 학원을 시작으로 도시 곳곳에 뿌리내린 사이비 종교의 흔적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낸다.
유령보다 선명하고 주술보다 강력한, 인간의 용기를 믿으려는 이야기
<홈타운>의 서사가 과거 지향적이라면, 이야기 속 인물들은 절실히 미래를 꿈꾼다.
범죄를 해결하려는 형사, 사라진 조카를 되찾으려는 여자, 삶의 새로운 차원을 꿈꾸는 남자
어쩌면 이들은 그다지 특별하거나 이례적인 사람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세기 말의 내 고향에서도 평범한 꿈을 가진 많은 사람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덮쳐온 시대의 파도에 휩쓸려 일상을 잃어버렸다.
시스템의 몰락 앞에서 자신을 탓하거나 타인을 증오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우리 현실에 있었다.
그들에게 과거는 잊어버리고 미래를 보라는 ‘구루’의 달콤한 메시지가 주어진다면?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사회적 재해에 호되게 당한 사람들이
또 다른 비가시적 존재에,
신흥 종교가 제시하는 매혹적인 수수께끼에 기꺼이 응답하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
그러니 <홈타운>을 견인하는 미스터리는 곧 평범한 우리들의 죄의식과 희망이다.
누군가는 현혹되고, 누군가는 두 발을 땅에 딛고 버텨낸다.
연민, 우정, 사랑과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동력으로 불확실한 공포와 싸워 이긴다.
<홈타운>은 유령보다 선명하고 주술보다 강력한, 인간의 용기를 믿으려는 이야기다.